▒ 연암연구소 ▒
 
작성일 : 12-07-25 10:12
犬者禾重 - 돼지의 종자
 글쓴이 : 능재
조회 : 304  
  방랑하다 배가 고픈 김삿갓이 저녁밥을 얻어먹을 요량으로 개성의 부자 尹東春(윤동춘)의 집에 들러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벌고 있었다.
  그런데 저녁때가 되니 젊은이가 들어와서 “人良且八” 이라고 하지 않은가? 이에 주인 尹東春은 “月月山山”이라고 대답하였다.
두사람의 주고 받는 말을 듣고 있던 김병연이 犬者禾重”이라고 하면서 일어서려 하였다. 이에 기겁을 주인은 “선생을 몰라 뵈어 죄송하다”면서 깎듯이 머리를 숙이고 직접 안으로 들어가 부인을 시켜 깨끗하고 기름진 저녁상을 아들과 같이 들려 내왔고 저녁상을 물리고 나서 酒案床(주안상)까지 받으며 대접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파자로 풀이하여 보면 ..... 人良은 食(밥 식)을 破字한 것이요. 且八은 具(갖출 구)를 破字한 것이니 식사가 다 갖추어 졌는데 저 손님의 밥을 가져오느냐 기다렸다가 간 다음 가져오느냐를 묻는 내용이다.
이에 주인이 대답한 月月은 朋(벗 붕)을 破字한 것이요. 山山은 出(나갈 출)을 破字한 것이니 이 친구가 나가거든 가져오라는 뜻이 되는 것이다.
그때 김삿갓은 이를 알아듣고 밥 얻어먹기는 틀린 것 같아 욕이나 하려고 犬者禾重(견자화중)이라고 한 것이니.... 犬者는 猪(돼지저)를 破字한 것이요 禾重은 種(씨종)을 破字한 것이니 ‘돼지 종자의 집안’이라는 무서운 욕이 되는 것이다. 주인 윤동춘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 저녁상과 주안상을 들이지 않을 수 없었던 이야기다.